박준의 『쓰고 말 것』: 삶의 언어, 시의 언어를 넘어서

1. ‘쓰고 말 것’의 모호함: 선택과 거절의 미학

자, 박준 시인의 『쓰고 말 것』이라는 책 제목부터 한번 뜯어볼까요? ‘쓰고 말 것’이라고요? 뭔가 묘하게 끌리지 않나요? 🤔 ‘쓰다’와 ‘말다’는 정반대의 행위인데, 둘 다 동시에 제시되니 왠지 모르게 매력적이죠. 이 책 제목은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의 시적 이미지 같아요. ‘쓸 것인가, 말 것인가’의 고민은 우리 모두가 매일 하는 고민 아니겠어요? 글쓰기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선택의 순간에 놓인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같달까요.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 선택의 순간에는 항상 망설임과 고민이 따라붙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쓰고 말 것’은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삶의 여러 가지 선택의 순간을 포괄하는 상징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이 책 제목의 매력은 ‘모호함’에 있다고 생각해요. ‘쓰다’라는 행위는 명확하지만, ‘말 것’이라는 부분은 여러 가지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잖아요. 그냥 아예 쓰지 않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고, 혹은 나중에 쓰는 것으로 미루는 것, 또는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죠. 이러한 모호함은 독자들에게 더 큰 사유의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 ‘모호함’이야말로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정의 순간에 놓인 우리의 심리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저자는 독자들에게 어떤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질문을 던지는 것이니까요.

책 제목처럼, 저는 이 책을 통해 ‘쓰는 행위’ 자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었어요. 단순한 기록이나 표현의 도구가 아니라, 삶의 태도, 삶의 방식과 깊이 연결된 행위라는 것을요. 그냥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의 순간들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순한 ‘시집’이 아닌, ‘삶의 안내서’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쓰고 말 것’이라는 고민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고, 진정으로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죠.

2. 시와 산문의 경계: 형식의 유연성과 의미의 확장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시와 산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형식이라고 생각해요. 전통적인 시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죠. 짧은 시와 긴 산문이 자유롭게 섞여 있으면서, 그 안에서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요. 어떤 부분은 시처럼 간결하고 함축적이면서도, 다른 부분은 산문처럼 솔직하고 자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죠. 마치 저자가 독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주는 부분들이 많아요.

이러한 형식의 유연성은 독자들에게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동시에, 저자의 진솔한 목소리를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해요. 저자는 마치 독자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듯이 이야기하며, 독자들도 저자의 이야기에 쉽게 공감하고 감정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요. 어떤 부분은 마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묘한 긴장감을 주기도 하고요. 저는 이러한 자유로운 형식 덕분에 이 책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생각합니다. 딱딱한 문학 이론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 소통하는, 살아있는 글쓰기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특히, 산문 부분에서 저자는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게 풀어놓는데, 이러한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시적인 이미지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요. 이것은 단순히 개인적인 경험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과 경험을 반추하는 과정이기도 하죠.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은 저자의 이야기에 쉽게 공감하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요. 단순한 ‘감상’을 넘어서, ‘사유’를 불러일으키는 힘이 이 책에는 있는것 같아요.

3. 일상의 언어, 시의 언어: 표현의 다층성

『쓰고 말 것』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일상의 언어’와 ‘시의 언어’가 자연스럽게 융합되어 있다는 거예요. 저자는 어려운 단어나 문장을 사용하지 않아요.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친근한 언어로 시를 쓰고, 산문을 써요. 그러면서도 시적인 표현이나 비유를 적절히 사용하여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죠. 마치 친구와 편안하게 이야기하듯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지만, 그 속에는 시인 특유의 예리한 통찰력과 아름다운 표현이 녹아있어요.

이러한 표현의 다층성은 이 책을 더욱 풍성하고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내용만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독자 스스로가 여러 가지 의미를 발견하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거든요. 예를 들어, 어떤 시는 단순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깊은 의미가 담겨있기도 하고, 어떤 산문은 솔직한 감정 표현이지만 시적인 표현을 통해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오기도 해요. 이러한 다층적인 표현 방식은 이 책을 단순한 읽을거리를 넘어, 깊이 있는 사유와 성찰을 위한 매개체로 만들어줍니다.

특히, 저는 일상적인 소재를 시적인 언어로 승화시키는 저자의 능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어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섬세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서 시적인 아름다움과 의미를 발견해내는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저자는 마치 마법사처럼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만들어요. 저는 이런 저자의 능력이야말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시적 영감을 발견하는 방법,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