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소설 ‘흰’을 읽게 된 계기는 문학 수업에서 현대 한국 소설의 주요 경향에 대한 강의를 듣던 중, 작가의 실험적인 문체와 섬세한 심리묘사에 대한 교수님의 설명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소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는 평가에 매료되어, 단순한 스토리텔링을 넘어 문학적 실험과 깊은 사유를 담고 있는 소설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동안 읽어왔던 소설들과는 다른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책을 집어 들었다. 사실, 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채식주의자’의 충격적인 서사와 압도적인 분위기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어, 한강 작가의 작품에 대한 어떤 기대감과 동시에 약간의 두려움도 가지고 있었다.

소설 ‘흰’은 흰 강아지의 죽음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하지만 단순한 애완견의 죽음을 묘사하는 것 이상으로, 소설은 삶과 죽음, 기억과 상실, 그리고 인간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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