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민 작가의 `계몽적 상실`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 이건 쉽게 소화할 책이 아니구나` 였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제목부터 어려웠거든요. `계몽`이라는 단어 자체가 뭔가 거창하고 딱딱한 느낌을 주잖아요? 근데 책을 펼쳐보니, 그 `계몽`이라는 것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 예를 들어 합리성이나 이성, 과학적 사고방식 같은 것들을 뜻하는 거였더라고요. 그런데 작가는 이런 것들이 과연 우리에게 항상 좋은 것만 가져다주었을까, 혹시 우리가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라는 의문을 던지고 있었죠. 저도 솔직히 처음엔 좀 당황했어요. 세상을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작가의 말이 틀린 것 같지는 않았어요. 예를 들어, 우리가 과학기술의 발전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스마트폰 없이는 하루도 못 버티는 제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웃음이 나오더라고요. 과학기술이 편리함을 가져다준 건 분명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삶을 얼마나 통제하고 있는지도 생각해봐야 하잖아요. 자율주행 자동차가 나온다면, 우리는 정말 자유로워질까요?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통제 속에 갇히는 걸까요? 이런 질문들은, 단순히 과학기술의 발전이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를 넘어서, 우리가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죠. 그리고 저는 이런 고민이야말로 `계몽적 상실`이라는 책이 우리에게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
책에서는 계몽주의 사상이 사회 전반에 미친 영향과 그로 인한 긍정적, 부정적 측면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어요.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계몽주의가 오히려 인간의 감성이나 직관, 영적인 측면을 억압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었어요. 저는 예술 분야에서 이런 현상을 꽤나 뚜렷하게 느껴왔어요. 예술이라는 게 결국 감정과 영감에서 나오는 것 아닌가요? 근데 요즘 흔히들 하는 얘기처럼 `데이터 기반`의 예술, `알고리즘`에 의한 예술이 유행하는 것을 보면 뭔가 씁쓸해요. 물론 데이터 분석이 예술 작품의 이해나 창작에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과연 그게 예술의 본질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을까요? 계몽주의적인 합리성과 과학적 사고방식이 예술의 영역까지 지배하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 예술가의 영혼을 기계로 바꾸려고 하는 것 같달까요… 😨
저는 개인적으로 몇 년 전에 겪었던 일이 생각나더라고요. 당시 회사에서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렸는데, 그때 유일하게 저를 위로해줬던 것이 클래식 음악이었어요. 바흐의 칸타타를 들으면서 저는 어떤 특별한 해답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그냥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죠. 논리적이거나 합리적인 설명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경험이었어요. 이런 경험을 통해 저는, 이성과 합리성만으로는 인간의 삶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인간은 감성적인 존재이고, 때로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죠. 그리고 그런 비합리적인 선택들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도 하고요. `계몽적 상실`은 바로 이러한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책인 것 같아요. 😌
결국 `계몽적 상실`이라는 책은, 계몽주의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정하는 책이 아니라, 계몽주의의 한계를 짚어주고, 그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모색하도록 우리를 이끄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과거의 사상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서,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보다 인간적인 삶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죠.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저는 다시 한번, 우리가 잃어버린 것,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어요. 어쩌면 우리는, 이성과 합리성만을 추구하는 것에서 벗어나, 감성과 영성, 그리고 다양한 가치관을 포용하는 더욱 포괄적인 사고방식을 갖춰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마치 퍼즐의 한 조각처럼, 이 책은 제 삶의 고민에 새로운 조각을 더해주었네요. 🧩